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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뿐인 상승 건틀릿

전설 / 타이탄 / 팔 / Gauntlets

"화력팀은 가족이다. 하지만, 가족 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 —리드-7, 엑소 타이탄

출처: 오시리스의 시험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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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e

상처뿐인 상승 건틀릿

"화력팀은 가족이다. 하지만, 가족 간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 —리드-7, 엑소 타이탄

시뮬레이션 재구성 기록 // LA-02-03 // 최후의 도시, 탑, 시장

시장의 소음이 잡음처럼 배경을 가득 채웠다. 전기적으로 발생하는 듯했지만 사실은 수많은 유기체의 행동으로 인해 유발되는 것이었다. 리드-7은 지근거리에서 인간의 지루한 대화, 그 삶의 인상을 지켜보고 있을 때 마음의 평온을 얻었다. 언어와는 달랐다. 왠지 워록에게 들리는 우주의 소리가 그럴 것 같았다. 적어도 그는 워록이 그런 소리를 들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순간은 마음을 달래 주었다. 리드는 시장에 있는 사람들 목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 이오의 요람에서부터 그를 따라온 공포스러운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 일을 너무 골똘히 생각하다 보면, 지금도 고스트를 통해 신음하던 어둠의 소리가 들렸다. 거기 집착하지 않으려, 그는 주의를 집중할 다른 일을 찾았다.

시장 전체가 가면 축제를 기념하는 장식으로 뒤덮여 있었다. 화려한 엔그램 모양 장식이 으스스한 나무에 걸려 있었다. 워록 오시리스의 것이 분명해 보이는 고스트가 깔깔대는 웃음 소리와 함께 천 싸개를 휘날리며 지나갔다. 조금 경박한 모습을 보니, 아이샤와 샤유라가 기다리는 신 군주국의 울타리 안쪽으로 돌아가는 리드도 왠지 기운이 나는 것 같았다.

"마셔." 리드는 김이 피어오르는 높다란 머그잔 세 개를 내려놓았다. 아이샤는 상냥하지만 조금 부자연스러운 미소를 보내 주었다. "조심해," 그녀가 머그잔을 향해 손을 뻗는 걸 보며 리드가 말했다. "뜨거워." 그는 그런 뻔하지만 선의에서 비롯된 잔소리 때문에 '공격전 아빠'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네 거엔 계피가 들어 있어." 리드는 샤유라에게 말했다. 팔짱을 끼고 탁자 위에 얹은 팔에 얼굴을 묻은 그녀는 잠든 것 같아 보이기도 했지만, 그를 향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였다. 걱정이 사라지지는 않았지만, 조금이나마 마음이 편해졌다. 아이샤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리드를 바라보며 말 없이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가 자리를 비운 사이에 얘기가 잘 되진 않은 모양이었다.

"슬론 때문에 심란한 건 알아." 껄끄러운 이야기였지만, 리드는 직접 공략하기로 했다. "그래도 사령관이 최선을 다했다는 건 알잖아. 우리도 할 수 있는 건 다했어. 괜히 자책하지 마—"

"고마워." 샤유라는 고개도 들지 않고 말했다. 그녀는 몸을 조금 일으켜 두 손으로 머그잔을 잡고 뜨거운 사과주를 홀짝였다. 그녀는 머그잔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계피와 꿀, 사과, 마늘 내음을 들이마셨다. 두 눈이 스르르 감기고, 잠시 마음이 가라앉는 듯했다.

아이샤와 리드는 잠시 숨을 돌리며 샤유라에게 시간을 허락했다. "나도 알아." 그제야 샤유라도 작고 죄책감 가득한 목소리로 말했다. "미안해." 슬론에 대한 말인지, 아니면 자기 행동에 대한 말인지 알 수 없었다.

"우리에게 사과할 필요는 없어." 리드는 그렇게 말하면서 아이샤에게 동의를 구했다. "레이트카와 그의 고스트에게 사과해야지."

"타이탄이었어." 한참이 지나서야 샤유라는 머그잔을 바라보며 말했다. 리드와 아이샤는 서로를 바라봤지만, 그녀의 말을 끊지는 않았다. 그들은 샤유라가 나름의 속도로 하고 싶은 말을 해주기를 기다렸다. "타이탄에 돌아간 것 같았어. 빛을 잃고 군체에게 둘러싸였을 때처럼. 어떤 기사가 있었는데… 아무리 죽여도 계속 되살아났어. 난 거기서 죽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잖아." 아이샤가 그렇게 말하며 손을 뻗어 샤유라의 손을 꼭 잡아 주었다. "우린 빛을 되찾았고—"

"어둠이 다가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 샤유라가 물었다. 물론 그녀는 리드도 아이샤도 대답할 수 없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다. "그녀는 다시 빛을 잃을까? 혼자서?"

리드와 아이샤는 서로를 바라봤고, 엑소는 손을 뻗어 샤유라의 손을 잡은 아이샤의 손 위에 자기 손을 더했다. 기운을 북돋을 연설도, 단호한 말도, 냉철한 위로도 하지 않았다. 그냥 자기 존재감으로 그녀의 트라우마를 달래 주려 했다.

그걸로 충분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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