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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그림자 망토

전설 / 헌터 / Hunter Cloak

"우리가 내 잃어버린 세계를 되찾고 그곳의 지식을 이 행성계에 개방하는 순간, 종말이 우릴 찾아올 것이다. 마침내 마지막이 될 권리를 찾을 것이다." —칼루스 황제

Classified Ite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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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의 그림자 망토

"우리가 내 잃어버린 세계를 되찾고 그곳의 지식을 이 행성계에 개방하는 순간, 종말이 우릴 찾아올 것이다. 마침내 마지막이 될 권리를 찾을 것이다." —칼루스 황제

"이 망토는 네 것이다. 네가 지구의 그림자를 드리우는 불꽃을 피워 올릴 날을 위해 주는 것이다." —칼루스 황제



가까운 과거. 다른 어딘가.


나는 내 방의 문을 여는 장치를 가동했다. 양쪽의 거대한 톱니바퀴가 육중한 플라강철 문을 여느라 맞물려 돌아가면서 요란하게 삐거덕거렸다. 문을 여는 데만 몇 분의 시간이 걸렸다.

한 조그맣고 조그만 사내가 작디작은 지구의 기계를 타고 문이 열린 틈 사이를 재빠르게 지나갔다. 뒤로 먼지구름을 일으키며 몇 분을 더 달려서야 겨우 부르면 들리는 거리까지 다다랐다. 내 방은 한동안 청소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 지금의 나에게 청결은 아무런 의미도 없었다. 누가 나를 직접 알현하는 일은 수백 년만에 처음이었다. 어쨌거나 그자가 내게 호기심을 품은 만큼 나 역시 그에 대한 호기심이 일었다.

작은 사내는 타고 온 기계에서 내리더니 나를 올려다봤다. 나는 그가 내 위엄찬 모습을 보고 경외심에 눈이 커지리라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무심했다. 약간 인상을 쓰기까지 했다. 흥미로웠다.

"당신이 맞나?" 그가 묻는 소리에 메아리가 뒤따라 올라왔다. "진짜 당신인가?"

"그렇다." 내 대답 소리에 주위의 금속이 진동하며 흔들렸다. 사실이었다. "짐의 한 형태이지. 뭣 좀 마시겠나?"

나는 바닥의 장치를 작동시켰다. 먼지 가득한 금속 갑판에서 작지만 정교하게 세공된 탁자가 올라왔다. 탁자 가운데에는 왕실 감로주가 가득 담긴 작은 잔이 하나 놓여 있었다.

사내는 사양했다. "전에 이상한 외계 음료를 마셨다가 내 몸에서 나오는 것들이랑 총격전을 벌여야 했거든."

"칼루스 황제에게는 무슨 용무가 있어서 왔나?" 사내에게 물었다.

나는 사내를 응시하는 척하면서 그의 존재를 스펙트럼 단위까지 낱낱이 분석했다. 그가 수호자일 거라고는 애초에 예상했다. 하지만 그 외에 또 무언가가 있었다. 어둠의 가장자리를 생각나게 하는 그 무언가. 이 작은 사내는 빛의 테두리 밖에서 놀기를 좋아하는 모양이었다.

"또 갈 데가 있으니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지. 당신 입장은 뭐지? 나 역시 당신만큼이나 이 수호자들이 필요해. 곧 당신과 영역 다툼을 하게 되는 건가?"

"그 그림자들은 짐의 것이다." 우뢰같은 목소리로 대답하자 사내가 움찔했다. 나는 화를 내는 것이 아니었다. 화 같은 감정 따위는 내게서 떠난 지 오래다. 하지만 확실히 해둘 필요는 있었다.

"그렇다는 얘기군." 중얼거리며 사내는 녹색 동전을 공중으로 튕겼다. 거대한 방 안에서 동전이 튕기는 소리가 사방으로 울렸다."이 행성계에는 정신이 제대로 박힌 자가 하나도 없다니까." 사내는 투덜대며 동전을 받았다.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군." 내 말은 사실이었다. 한편, 사내에 대한 스펙트럼 분석 데이터가 계속해서 쏟아져 들어왔다.

사내는 나를 쳐다보며 말했다. "당신은 미쳤어. 당신 밑에서 일하는 저 수호자들도 미쳤고. 선봉대도 미쳤어."

그리고는 동전을 내려다보며 덧붙였다. "나도 미쳤는지도 모르지."

그는 갑자기 킥킥대며 웃었다. "이 행성계를 한 이삼백 년 떠나 있었더니 모든 게 다 아수라장이 되어버렸군." 사내는 머리를 저었다. "당신 꼴을 봐. 기갑단의 황제가 이젠 기갑단도 아니게 됐어. 안 그런가?"

"짐은 이 행성계에서 최후까지 살아남을 것이다." 내가 대답했다. 스캔이 끝났다. 이 사내는 더 이상 내 집에 있을 필요가 없었다. 나가려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보아, 그도 이미 알고 있는 모양이었다.

"내 것에 손을 대려고 했다가는, 내 무서운 친구들이 당신 집을 완전히 박살 낼 테니 그런 줄 알아." 사내가 돌아보며 말했다. 이를 활짝 드러내며 그가 웃었다.

사내가 기계를 타고 떠나는 모습을 보며 나는 웃었다.

그의 친구들은 원래 내 소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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