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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re
오르트 탐사자 JS-8
"61년간의 침묵을 깨고, 이제서야 다시 소통하고 있네. 곧 서로를 이해하게 되겠지." —아이코라 레이
아이코라는 정착지로 가는 로디의 옆을 나란히 걸었고, 그 곁에는 오퓨커스가 주변을 경계하듯 조용히 날고 있었다. 그들의 발목 주위로는 녹색 실타래가 보이지 않는 기류에 이끌려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로디가 지나치게 뜨거운 커피라도 홀짝거리듯, 자꾸 아이코라를 힐끗거렸다. 혀를 데지 않으려는 사람처럼. 케플러는 지구 출신 필멸자에게는 버거운 소환지였다. 불안감이 계속 그를 짓눌렀다.
그러다 그의 눈가에 따뜻한 미소가 번졌다.
"그런데 레이 씨, 당신 성함은 들었지만 옆에 계신 친구분에 대해선 묻지도 않다니 제가 무례했네요."
아이코라가 손바닥을 내밀었다. 오퓨커스는 낙엽처럼 가볍게 그 위에 내려앉았다. 아이코라가 오퓨커스를 소개했다.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습니다, 오퓨커스 씨." 로디가 인사를 건넸다. "두 분은 오랫동안 함께하셨나요?"
아이코라는 자신의 나이를 둘러 묻는 그의 정중한 태도에 미소를 지었다. "글쎄, 수십 번의 생애를 함께 살았다네. 나를 죽음에서 몇 번이나 살려냈는지는 오퓨커스가 잘 알고 있겠지."
로디는 걱정을 감추지 못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수호자의 수명을 계산하는 건 필멸자에게는 어려운 일이었다.
"그럼 얼마나 자주 죽으시는 건가요?"
"예전보단 훨씬 줄었지." 아이코라가 안심시키듯 말했다. "물론 현장에서도 꽤 괜찮은 기록을 내긴 했지만."
오퓨커스가 그 말을 비꼬는 듯 의체를 한 바퀴 휙 돌렸다. 그는 아직도 시련의 장 시절을 잘 기억하고 있었다.
"요즘은 훨씬 일이 괜찮아지셨나 보죠."
아이코라는 두 손을 뒤로 모았다. 그녀는 바위투성이 땅에서 시선을 들어고, 위쪽에 펼쳐진 이질적인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입가에 미소가 살며시 번졌다.
"세상의 그 어떤 것과도 바꾸지 않을 정도지."